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11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새끼손가락 쪽 손목이 아프면 모두 TFCC 손상일까요?

“손목 새끼손가락 쪽이 아픈데, 검색해 보니 TFCC 손상이라고 하더라고요.”

척측 손목 통증에서 TFCC가 중요한 원인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몇 센티미터 안 되는 좁은 공간에 힘줄과 관절, 인대, 신경 가지가 함께 모여 있어 아픈 위치만으로 TFCC라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새끼손가락 쪽이 아프다는 것은 진단명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TFCC 외에도 손목 바깥을 지나는 ECU 힘줄, 척골과 손목뼈가 부딪히는 척골충돌, 원위 요척관절의 불안정, 결절종 같은 문제가 비슷한 자리에서 통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척측 손목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여러 종류의 진단이 확인되어, 위치만으로 하나의 병명을 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어떤 동작에서 아픈지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문손잡이나 병뚜껑을 돌릴 때 아픈지, 손을 짚을 때 아픈지, 새끼손가락 쪽으로 손목을 꺾을 때 아픈지, 힘줄이 튕기는 느낌이 있는지를 나누어 봅니다.

눌렀을 때 가장 아픈 지점과 반대쪽 손목의 움직임을 비교하면 같은 “바깥쪽 손목 통증” 안에서도 확인해야 할 구조가 달라집니다.

MRI에 TFCC 변화가 보여도, 그 소견이 지금 아픈 이유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이 없는 손목에서도 MRI상 TFCC 이상이 관찰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 결과와 실제 압통 위치, 유발 동작, 손목의 안정성이 서로 맞는지를 함께 봅니다.

반대로 MRI를 찍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X-ray와 진찰, 초음파가 먼저 답해 주는 질문이 있고, TFCC 내부나 수술적 판단이 필요할 때 MRI가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음파는 ECU 힘줄의 움직임, 결절종, 주변 연부조직처럼 움직이면서 볼 수 있는 구조에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TFCC 내부 전체를 초음파만으로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검사도 치료도 “TFCC냐 아니냐”를 먼저 정해놓고 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조직이 실제 통증과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한 뒤 순서를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새끼손가락 쪽 손목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TFCC 손상은 아닙니다. 같은 위치의 통증도 원인이 다르면 보호대, 운동, 주사, 추가 영상검사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손목은 작은 공간에 많은 구조가 모여 있는 만큼, 이름을 먼저 붙이기보다 아픈 위치와 동작을 먼저 맞춰 보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