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23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체중이 줄고 난 뒤 발등이 저리고 발목 힘이 빠집니다. 마운자로 때문일까요?

체중관리 치료를 받다가 발등이 저리거나 발목에 힘이 빠지면 걱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운자로와 같은 체중관리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면 약의 부작용인지 먼저 궁금해집니다.

먼저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마운자로가 비골신경을 직접 손상한다는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빠른 체중감량 이후 무릎 바깥쪽 비골신경이 압박되면서 족하수(발처짐)가 나타난 사례가 의학 문헌에 보고돼 있습니다.[1][2] 이때는 약물 하나만이 아니라 체중 변화, 자세, 허리와 말초신경 상태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체중이 줄면 왜 신경이 눌릴 수 있을까요?

총비골신경은 무릎 바깥쪽의 튀어나온 뼈, 비골두 주변을 비교적 얕게 지나갑니다. 체중이 많이 줄면 신경 주변 피하지방도 줄어들 수 있어 외부 압박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1][2]

이때 다리를 오래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 무릎 바깥쪽에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이 겹치면 신경이 눌릴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Slimmer's palsy’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체중이 줄었다고 누구에게나 신경병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마운자로와 비골신경병증은 어떤 관계일까요?

티르제파타이드를 사용한 뒤 상당한 체중감량을 경험한 환자에서 총비골신경병증과 족하수가 발생한 증례들이 보고됐습니다.[1][2]

현재 근거는 주로 증례보고·소규모 사례로, 흔한 부작용이라고 단정하거나 약물이 직접 신경을 손상시켰다고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체중감량으로 신경을 보호하는 조직이 줄어든 상태에서 자세나 외부 압박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시됩니다.

약물과 증상 사이의 시간적 연관성이 곧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단순한 근육 감소와 신경의 근력 저하는 다릅니다

식사량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면 피로가 늘거나 근육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쪽 발목이나 엄지발가락만 유독 들어 올리기 어렵다면 단순한 체력 저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발끝이 걸리는지, 발등이나 종아리 바깥쪽 감각이 둔한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오는 통증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최근 체중 변화의 속도와 다리를 오래 꼬고 앉은 일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증상이 생겼다면 약을 중단해야 할까요?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다고 원인을 확인하기 전에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용량을 바꾸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처방 의료진에게 알려 감량 속도, 영양 섭취, 증상 시작 시점과 근력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이 실제로 새로 떨어졌다면 다음 정기 진료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한 당일 신경학적 평가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면 신경전도검사·근전도로 신경 기능을, 초음파로 총비골신경의 경로와 주변 압박 구조를 살펴봅니다. 허리의 L5 신경근병증 등 다른 원인도 함께 고려합니다.[3]

체중뿐 아니라 일상 기능을 함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관리의 목표는 체중계 숫자를 빠르게 낮추는 것만이 아닙니다. 감량하는 동안 근력과 일상 기능이 유지되는지, 영양 섭취가 충분한지, 새로운 증상은 없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무릎 바깥쪽이 오래 눌리는 자세를 줄이고, 개인 상태에 맞게 단백질·수분 섭취와 운동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런 관리로 모든 신경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른신경외과에서는 체중감량 중 새롭게 생긴 국소 신경 증상을 약물 부작용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체중 변화·자세·진찰 소견을 살펴 필요한 기능검사와 초음파 평가를 연결합니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근력과 일상 기능이 어떻게 변하는지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