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06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체중감량 주사를 시작하면,몸무게만 보면 될까요?
“체중은 잘 빠지고 있어요. 그런데 기운도 같이 빠지는 것 같아요.”
감량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숫자는 체중입니다. 숫자가 내려가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진료에서는 그 숫자 하나만 보지는 않습니다.
체중이 줄 때는 지방만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감량의 크기와 방법에 따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도 함께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 약물치료 연구에서도 체중과 지방량이 크게 줄어드는 동안 제지방량도 일부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몇 kg 빠졌는가”와 함께 “무엇이 줄고 있는가”를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계 숫자만 내려간다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양이 너무 줄어 하루 한두 끼도 버겁거나, 물과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거나, 걷고 계단을 오를 때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면 감량 속도만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체성분과 실제 근력, 식사량, 활동량을 함께 보는 이유입니다.
약을 쓰는 동안에는 불편 증상도 같이 확인합니다. 메스꺼움이나 설사, 구토가 심해 먹고 마시기 어렵다면 용량을 계속 올리는 것이 먼저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변화가 충분하고 불편이 크지 않다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식사와 운동을 이어가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모두가 같은 속도로 같은 단계를 밟을 필요는 없습니다.
얼마나 빨리 빠졌는지보다, 무엇을 지키면서 빠지고 있는지를 봅니다.
근육을 지키기 위해서는 먹는 양이 줄어드는 기간에도 단백질을 의식적으로 챙기고, 가능한 범위에서 근력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절이나 허리 통증 때문에 운동이 어렵다면 무조건 운동을 쉬기보다, 어떤 움직임부터 가능한지를 따로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체중감량은 숫자를 줄이는 일만은 아닙니다. 일상에서 움직일 힘을 유지하고, 먹을 수 있는 상태를 지키면서, 몸의 변화를 오래 이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와 함께 기운, 식사, 근력은 어떤지도 말씀해 주세요. 그 변화까지 같이 보겠습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