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03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신경전도검사는 정상인데,손이 계속 저리면 이상이 없는 걸까요?

“신경전도검사는 정상이라고 하는데, 손은 계속 저려요.”

검사까지 했는데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 답답해집니다. 분명 저린데 검사에는 안 나온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봐야 할까요.

저림을 다시 볼 때는 먼저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부터 묻습니다. 엄지·검지·중지 쪽인지, 새끼손가락 쪽인지, 손바닥인지 손등인지에 따라 따라가야 할 신경과 위치가 달라집니다.

밤에 심한지, 팔꿈치를 오래 굽히면 심해지는지, 목을 움직일 때 달라지는지, 손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함께 있는지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신경전도는 기능을 보고, 초음파는 신경의 모양을 봅니다.

신경전도검사는 신경이 전기 신호를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를 봅니다. 초음파는 신경이 어느 길로 지나가는지, 특정 부위에서 굵어지거나 눌린 모습이 있는지, 주변 조직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봅니다.

둘 중 하나가 더 좋은 검사가 아니라 서로 답하는 질문이 다릅니다. 실제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임상적으로 의심되지만 신경전도검사는 정상인 환자에서 초음파상 정중신경 변화가 확인된 연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전도검사가 정상이라고 해서 저림의 원인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초음파에서 신경이 조금 굵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 신경이 지금 증상의 원인이라고 단정하지도 않습니다.

저린 범위와 유발 자세, 눌렀을 때의 반응, 근력과 감각을 함께 보고 필요한 경우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를 초음파로 따라가 봅니다.

검사 결과보다 먼저, 증상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다시 봅니다.

손목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팔꿈치나 목 쪽이 함께 관여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초음파와 신경전도검사로도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면 같은 검사를 반복하기보다 다른 원인을 다시 생각하거나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를 판단합니다.

정상 검사 결과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다만 그 한 장의 결과만으로 지금 느끼는 저림까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손가락이, 언제, 어떤 자세에서 저린지부터 다시 말씀해 주세요. 그 단서에 맞춰 다음 확인을 정하겠습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