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08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무릎이 아프면 MRI부터 찍어야 할까요? 초음파로 무엇을 볼 수 있나요?

“무릎이 계속 아픈데 MRI를 먼저 찍어봐야 하나요?”

무릎 통증이 오래가면 큰 검사를 해야 원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는 크거나 비싼 순서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이 궁금한지에 맞춰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무릎 통증은 연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슬개골 위아래의 힘줄, 안쪽과 바깥쪽 인대, 거위발처럼 힘줄이 모여 붙는 자리, 관절에 찬 물, 무릎 뒤쪽의 베이커낭종처럼 관절 주변 구조에서도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들은 아픈 위치를 직접 짚어 보고,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초음파로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골을 위해서도, 연골만 봐서는 안 됩니다.

무릎 관절염에서 중요한 것은 닳은 연골 한 부분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연골에 반복해서 걸리는 부담을 줄이고 무릎이 움직일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만드는 것입니다.

주변 힘줄과 인대의 통증을 줄이고, 대퇴사두근과 둔부 근력을 회복하고, 필요하면 보행과 체중 부하를 조절합니다. 체중과 영양 상태도 함께 봅니다. 이런 과정을 “연골이 회복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할 수 있지만, 닳은 연골이 새것처럼 다시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검사는 많이 하는 순서가 아니라, 지금 궁금한 구조에 맞춰 고릅니다.

X-ray는 뼈와 관절 간격, 퇴행성 변화와 정렬을 보는 데 중요합니다. 초음파는 피부 가까이에 있는 힘줄과 인대, 관절 주변 삼출과 낭종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 장점이 있습니다.

MRI는 반월상연골 내부나 십자인대, 관절 깊은 곳의 연골과 뼈 안쪽처럼 초음파로 충분히 보기 어려운 구조를 확인해야 할 때 더 적절합니다.

그래서 초음파에서 보이는 변화가 있다고 해서 그게 곧 통증의 원인이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X-ray에서 퇴행성 변화가 보인다고 해서 지금 아픈 이유를 모두 관절염으로 설명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한쪽 무릎만 아픈데 양쪽 X-ray의 퇴행성 정도가 비슷하다면, 아픈 쪽에만 있는 힘줄·인대·삼출 같은 다른 단서를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릎이 아프다는 말보다, 어디가 언제 아픈지가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

계단을 내려갈 때 앞쪽이 아픈지, 안쪽을 누르면 아픈지, 뒤쪽이 당기거나 붓는지, 무릎이 걸리거나 잠기는 느낌이 있는지에 따라 다음 검사가 달라집니다.

초음파로 설명되지 않거나 관절 안쪽의 손상이 의심되면 그때 MRI가 다음 검사가 될 수 있습니다.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같은 검사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픈 자리와 동작을 먼저 확인하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면서도 필요한 검사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초음파로 지금 아픈 구조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보행·근력·부하 조절까지 연결해 무릎이 오래 버틸 수 있는 환경을 함께 만들겠습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