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07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고압산소치료는 피곤할 때 받으면,다 도움이 될까요?

“요즘 너무 피곤한데 고압산소를 받으면 회복이 빨라질까요?”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한다는 설명만 들으면 피곤하거나 회복이 더딜 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압산소치료는 그렇게 단순하게 적용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고압산소치료는 기압을 높인 환경에서 고농도 산소를 흡입해 조직으로 전달되는 산소량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치료입니다.

일부 응급 상황과 특정 질환에서는 확립된 적응증이 있습니다. 반면 모든 피로나 통증, 회복 지연에 같은 정도의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가 생기기 쉽습니다. 산소를 더 많이 공급하면 피로 회복도 그만큼 계속 좋아질 것 같지만, 몸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헤모글로빈의 산소포화도는 이미 거의 꽉 차 있고, 고압산소가 추가로 만드는 변화는 주로 혈장에 더 많은 산소를 녹이고 조직의 고산소 환경을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산소를 더 준다고, 효과가 계속 비례해서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분께 설명할 때는 일종의 “천장 효과”처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특정 압력이나 횟수에서 효과가 딱 멈춘다는 하나의 보편적인 기준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산소 전달이 실제 문제의 중요한 제한요인인 상황에서는 의미가 크지만, 이미 산소 전달이 충분하고 피로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면 산소량을 더 높인다고 피로가 같은 비율로 더 좋아진다고 기대할 근거는 없습니다.

같은 고압산소치료라도 일산화탄소 중독처럼 명확한 적응증으로 시행하는 경우와, 단순히 피곤하다는 이유로 고민하는 경우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먼저 지금 불편한 증상을 설명할 다른 원인이 없는지 보고, 고압산소가 실제로 개입할 수 있는 문제인지 확인합니다.

시행 전에는 폐 질환과 귀 상태, 복용 중인 약, 최근 수술 같은 내용을 확인합니다. 치료하지 않은 기흉은 대표적인 금기이고, 압력 변화 때문에 귀나 부비동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고압 환경에서 고농도 산소를 다루는 만큼 장비와 화재 안전, 치료 중 관찰도 중요합니다. “산소니까 가볍게 받아도 되는 치료”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횟수보다 적응증과 반응을 먼저 봅니다.

몇 번을 받아야 하는지는 목적과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해진 횟수를 채우는 것보다 치료의 목적이 분명한지, 치료 중 불편이나 새로운 위험요인은 없는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피로나 컨디션 저하가 주된 문제라면 수면, 영양, 빈혈이나 대사 상태, 복용 중인 약처럼 더 먼저 살펴야 할 부분이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최근 long COVID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피로 개선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지만, 현재 근거만으로 모든 만성 피로에 같은 효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고압산소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좋은 치료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이유로 권할 수 있는 치료는 아닙니다.

무엇을 회복하고 싶어서 고민하시는지 먼저 말씀해 주세요. 그 목적에 고압산소가 맞는 선택인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