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드리는 짧은 글 · 01
안녕하세요. 바른신경외과 이종혁입니다.
MRI는 괜찮다는데,왜 나는 계속 아플까요?
“검사에서는 별 이상이 없대요. 그런데 저는 계속 아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큰 병이 아니라니 다행이긴 한데, 아픈 건 그대로이니 답답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괜히 내가 예민한 건가 싶어 말을 아끼게 되기도 하고요.
그럴 때 저는 MRI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기 전에 환자분 이야기부터 다시 듣습니다. 어디가 제일 아픈지, 언제 심해지는지, 어떤 동작을 할 때 불편한지를요.
“바로 여기가 아파요.” 그 한마디가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그래서 아픈 곳을 손가락으로 직접 짚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아플 때 하는 동작이 있다면 진료실에서 한 번 해 보시라고도 합니다. 아픈 자리와 그때의 움직임을 함께 보면, 어디를 살펴야 할지가 훨씬 분명해집니다.
짚어 주신 자리에 힘줄이나 인대, 신경처럼 확인해 볼 구조가 있으면 그 자리에 바로 초음파를 대 봅니다.
MRI는 넓은 범위를 깊은 곳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좋은 검사입니다. 초음파는 보는 범위가 그보다 좁지만, 지금 아프다는 바로 그 자리를 움직이는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MRI가 놓친 것을 초음파가 늘 찾아낸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사진과 통증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 다른 방향에서 한 번 더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초음파는 보면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자리가 정해지면, 화면으로 그 자리를 확인하면서 치료합니다.
치료하기 전에는 어디를, 왜 치료하는지 먼저 말씀드립니다. 내 몸 어디에 무엇을 하는지 알고 받는 치료가 마음도 한결 편하니까요.
물론 초음파가 늘 답은 아닙니다. MRI를 다시 보는 편이 나을 때도 있고, 신경전도검사나 다른 검사가 더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검사를 많이 하는 것보다, 지금의 통증을 가장 잘 설명해 줄 다음 단서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건 분명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래도 계속 아프시다면, 아직 함께 살펴볼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아프다는 말씀은 괜한 말이 아닙니다. 어디가, 언제, 어떻게 아픈지 천천히 들려주세요. 거기서부터 함께 찾아보겠습니다.
바른신경외과 원장
이종혁